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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필리핀 시아르가오에서 김치 담그기

by 신디세상들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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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르가오 섬에는 신선한 생선과 돼지고기, 닭고기와 달걀이 주 재료가 되는데요 한 달 살기를 하다 보니 한국 김치가 먹고 싶어 담가 봤습니다. 

시아르가오에서 김치 재료 구매하기

필리핀 시아르가오 섬에서의 한 달 살이를 할 숙소는 이솔라 델 리조트라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전기밥솥부터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모든 주방시설과 집기들이 완벽하게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2번의 지난 여행으로 아쉽게 생각해던 음식 양념재료를 가지고 가기로 했고 고춧가루와 양념들은 붙이는 항공편으로 무리 없이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로컬마켓에서 주로 재료를 샀습니다. 로컬마트는 General Luna Local Market. Q5 J4+CJL, General Luna, Surigao del Norte, 필리핀 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엔 약국, 마켓, 환전소, 식품, 생선까지 모든 게 이곳에 모여있습니다.

 

포기김치 담구기

김치 재료로 싱싱한 배추를 고르고 골라 담고 한국과 다르게 생긴 당근크기의 무와 생강, 마늘, 당근, 고추, 양파, 파를 사온뒤 김치부터 소금에 절이기 시작했습니다. 김치가 절여지는 동안 통마늘을 손질하고 무를 채 썰어 소금에 절여두고 당근, 고추, 양파, 파를 채 썰어 두었습니다. 배추는 약 4시간 정도 절였고 물기가 빠지도록 채에 받쳐두었고 배추소를 양념했습니다. 가져간 고춧가루에 채 썰어놓은 야채들을 넣고 새우젓과 피시소스를 넣고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배추에 양념을 넣고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까지 소요된 시간이 장작 5시간이 걸렸습니다. 한국 같으면 절여진 배추를 사고 다듬어진 야채들을 씻어 채 썰기만 하면 되지만 이곳에서의 야채 다듬기는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시아르가오에서 김치를 담그면서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어린 시절 이 힘든 김치를 김장 때마다 2-300포기씩 어떻게 담그셨을까 하는 생각에 한국 가면 엄마한테 잘해야지 하는 효도할 생각이 절로 났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뒤로 힘들게 담갔으니 맛있었으면 좋겠다는 맘으로 정성스럽게 김치가 익기까지 기다렸고 다음날 아침 담가둔 김치통의 뚜껑을 열었을 때 바로 이 냄새였습니다. 김치냄새! 성공했습니다. 너무 맛있게 익었고 이 김치로 해 먹을 음식들을 상상하며 냉장고에 보관했습니다.

깍두기 담그기

포기김치를 담그고 남은 무로 깍두기를 담갔습니다. 무는 깍둑썰이로 설어 소금에 절여놓고 그동안 밀가루 풀을 만들어 식혔습니다. 소금에 절인 무는 물기를 버리고 채에 올려놓고 그동안 식은 밀가루 풀에 고춧가루, 새우젓, 파,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통에 담아 보관했습니다. 다음날 깍두기도 맛있게 익는 데 성공했습니다.

시아르가오의 직접 만든 한정식

우리는 이날 아침 배추된장국, 계란말이, 한국에서 가지고 온 반찬 진미채볶음, 명란젓을 잘게 썰은 쪽파와 참기름을 넣은 고소한 반찬과 어제 담은 깍두기와 배추김치로 훌륭한 한국식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서핑하고 돌아온 Tara는 두 공기의 밥을 먹고 너무 맛있다며 칭찬을 연발합니다. 필리핀 시아르가오에서의 한정식이라면서 좋아했습니다. 다음날부터 직접 담은 김치와 깍두기로 다른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배추김치에 시아르가오에서 구매한 소시지와 스팸, 통조림 콩을 넣고 부대찌개를 해 먹고 그 국물에 라면사리 넣고 끓이니 정말 맛있는 한상이 되었습니다. 전날 저녁에 먹다 남은 삼겹살로 김치찌개도 끓여 먹고, 깍두기와 참치를 넣은 깍두기 볶음밥도 일품이었습니다. 배추김치를 넣고 밀가루와 달걀을 풀어 김치전도 해 먹고, 정말 김치는 최고의 반찬이고 없어서는 안 될 한국인의 필수 먹거리라 생각됩니다. 
 
시아르가오 섬에서는 필리핀 세부나 마닐라처럼 김치를 흔히 살 수가 없는 섬이기 때문에 간단한 겉절이를 해 먹는 것으로 시작해 포기김치까지 담가 식사 때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한국에서 포장된 김치를 사서 붙이는 항공편으로 가지고 와도 될뻔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공항에서의 액체류 짐을 까다롭게 검사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아서 추천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너무나 잘 먹고 잘 놀고 잘 잤던, 아침마다 닭울음소리로 잠을 깼던, 시아르가오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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